이언 매큐언의 속죄 본문
시간이 멈춰버린 뜨거운 여름 오후, 소녀의 오해가 불러온 젊은 연인들의 비극, 그리고 이를 되돌리려는 한 소설가의 60년에 걸친 지난한 속죄!
이 한 줄의 문구는 '속죄'를 읽게 하기에 충분한 이유가 되었다. 영화 '어톤먼트'의 원작이기도 한 '속죄'는 부커상 수상작가 이언 매큐언의 대표작이다.
기다림이 아플수록 사랑은 깊어지는, 영원한 사랑의 약속을 소설가 지망생인 한 사람의 속죄 형식을 빌어 이야기를 엮어 간다.
이언 매큐언의 '속죄'는 영국과 미국에서 10주 이상 베스트셀러 10위 안에 머물렀고, 다음해 부커상 최종 후보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 소설은 감수성이 풍부하고 비밀을 사랑하며, 글쓰기를 좋아하는 13살 소녀 브리오니가 자신이 보고 판단한 것을 온전한 진실이라고 믿고 행동했다가 친언니 세실리아와 그 남자친구 로비를 파멸로 몰아가는 이야기이다.
1935년 영국, 부유한 집안 아름다운 딸 세실리아는 시골 저택에서 여름을 보내던 중 집사의 아들이자 명문대 의대생 로비와 마주친다.
어릴 때 부터 서로에게 애틋한 마음이 있었지만 쉽게 마음을 고백하지 못하던 이들은 어느날 밤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게 되는데 이들을 지켜본 세실리아의 동생 브리오니의 오해로 로비는 억울한 누명을 쓰고 전쟁터로 끌려가게 된다.
이후 세실리아는 로비가 전쟁터에서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며 간호사로 일하게 되고, 로비 또한 세실리아를 다시 만날거란 단 하나의 일념으로 전쟁의 포화 속을 견뎌낸다.
생활의 이유가 아니라 삶의 이유. 바로 그거였다. 그녀는 그의 삶의 이유였고, 그가 살아 남아야 하는 이유였다.
고통의 세월을 살아왔고 앞으로 남은 로비의 인생은 세실리아를 만나서 사랑하고, 결혼하여 당당하게 살아가는 것이다.
브리오니는 그의 무죄 입증을 도울 수 있다는 가능성을 비쳐왔지만 사실 그것은 그를 위한 일이 아니었다.
처음부터 그는 아무런 잘못도 저지르지 않았으니까. 그것은 브리오니 자신을 위한 것이었으며, 양심상 자기 범죄에 대해 면죄부를 얻으려는 것일뿐.
그녀의 속죄는 용서받을 수 있었을까.. 용서받을 수 있는 것인가...
브리오니의 상상력으로 두 사람의 인생이 파멸의 길을 겪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어쩌면 속죄는 개인이 선택할 여지를 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에 어느 누구도 특별할 수 없다. 모두 자신은 특별하다고 생각하지만, 바로 그 때문에 아무도 특별하지 않을지도.....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