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리 M. 댄포스의 사라지지 않는 여름 본문
에밀리 M. 댄포스의 『사라지지 않는 여름』은 레즈비언 10대 소녀의 성장소설이라고 보면 된다. 책이 출간 된 후 한동안 금서가 되기도 했는데 성에 대해 보수성을 강요받던 사회에서는 쉬이 받아들이기가 싶지 않은 소재이기도 했겠다는 생각이 든다.
주인공은 불안전한 시기에 자신 조차도 제대로 설득되지 않는 이유로 동성애에 눈을 뜨고 부모가 한꺼번에 사고로 죽었던 지독히 더운 여름날의 기억으로 부터 벗어나지 못한채 성장기를 보낸다.
어린나이에 막연하게 친구가 좋아 키스를 나누었던 그 행동이 죄악이라 인식하고 부모와 영원히 이별하던 그 순간에도 자신의 성 정체성이 탄로나지 않았음을 안도 할만큼 두려움을 지녔던 편협된 시기의 이야기이다.
그 당시 독실한 기독교 집안에서 자란 캐머런이 부모님이 돌아가신 원인이 동성을 사랑하는 자신에게 있다고 믿음으로써 스스로에게 주홍글씨를 새긴 것이다.
이후로 루스이모와 할머니랑 살게 되고 조카의 장애를 알게 된 이모는 동성애를 치료한다는 "하나님의 약속"에 들여 보내게 되고, 많은 사유의 시간 속에서 캐머런이 내린 결론은 지나온 모든 일련의 사건들은 단지 정해진 사건들이었고 운명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돌아가신 엄마의 생을 되짚어 보고 소녀시절 엄마가 지진을 피해 살아남아 30년뒤 결국 퀘이크 호수에서 익사한 사실에 대한 메시지는 어떠했는가에 이른다.
캐머런이 동성애 치료를 위해 하나님의 약속에서 생활하게 되면서 느낀건 오히려 주변이 지극히 평범해서 '잘못된 교육'을 받게 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는데 그 곳은 자신을 부정하고 혐오하게 만들어 변하게 하고 변하지 못하는 것은 온 힘을 다해 노력하지 않았기 때문이며 모든 것이 자신 잘못이라고 믿게 만드는 바로 그런 곳이라고 생각한다.
책을 읽으면서도 내가 부모였더라면 자식을 그런 시설에 보냈을지 몇번이고 자문 해 보았다. 나이가 많다하여 혹은 세상을 조금 더 안다는 자만으로 사회가 요구하는 잣대를 들이 밀어 아이들을 재단할 수 만은 없는 것이다. 다만, 질풍과도 같았던 사라지지 않는 여름을 기억하면서 자신을 믿고 살아간다면 반드시 자신의 존재감을 찾을것이라 본다. 어쩌면 인정 해 주는 것이 제일 중요할 거란 교과서적인 생각도 동시에 해 보았다.